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시츄 제리 일기

[제리 육아일기] 입양 첫날, 파보양성. 하루만 더 늦게 데려온다고 했더라면 이것보단 덜 아팠을까.

이 가을 2022. 6. 20. 05:39
2022.6.18 토요일

머나 먼 광명의 애견삽까지 가서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제리(콩시츄)를 분양받았다.
제리는 샵에 있을 때 엄~~~~청 활발하고 먹성 좋고 기운이 넘치는 그런 아이였다고 한다.
실제로 보았을 때도 제리는 쉬지를 않고 물고 빨고 촐랑촐랑 폴짝폴짝 똥꼬발랄했다.


저녁 다섯시 쯤 우리집에 왔을 때까지도 그랬다.
집에 와서 사료 냄새를 맡은 순간부터는 꼬리에 모터라도 달린 줄 알았다.
그야말로 광기의 제리였다.
제리는 병원에서 당일 2차 예방접종을 하고 우리집에 왔다.
고생했다고 저녁밥 넉넉히 주고 잠시 놀아줬는데 이상하게 저녁 9시쯤부터 갑자기 구토, 설사를 했다.
예방접종 부작용인가? 이동 스트레스인가? 내가 밥을 너무 많이 줬나?
별의 별 생각으로 걱정, 근심, 심지어 죄책감까지 들었다.


집에 간 다음 7일 후 예방접종 하는게 일반적인데 내 욕심으로 2차 예방접종을 하고 데려온게 잘못인가 싶었다.
그런 죄책감에 못 이겨 새벽 1시 경,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을 찾아서 진료받으러 갔다.
현재 증상의 다음의 이유로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1) 3대 질병(홍역, 파보, 코로나)
2) 내부 장기 손상
2) 예방접종 부작용
샵에서 분양받을 때 3대질병 검사 완료했다고 했으므로 1번은 미해당(이라고 첫 날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이고 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 2번 내부 장기도 문제 없다고 했다. 혈당검사 결과도 133으로 정상치였다. (80 이하 저혈당)
그렇기 때문에 3번 예방접종 부작용 및 스트레스 때문인 줄로 그나마 큰 병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집에 돌아왔다.
첫 날은 그랬다.

 

2022.6.19 일요일

저녁이 될 때까지만 해도 스트레스때문일 거라고, 곧 회복을 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하루종일 밥과 물을 안 먹고 그렇게 힘이 넘치던 애가 축 쳐져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으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설마 하는 마음에 파보/코로나 진단 키트를 쿠팡에서 주문했는데 무슨 주문 4시간 만에 배달을 해주었다. (로켓배송 ㄹㅇ 개쩖)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했나... 검사 결과 파보 양성이였다. 불행 중 다행히 코로나는 음성이였다.

파보 양성 / 코로나 음성


밤 열두시 반, 곧장 어제 갔던 동물병원에 다시 가서 검진키트 결과 파보 양성 떴다고 말씀드렸다.

의사 선생님이 파보는 치료비가 정말 비싸기 때문에 분양받은 샵에 바로 연락하고 거기서 치료 받는게 좋을것 같다고 하셨다.
병원에서 진료를 보던 도중에 늦은 시간이였지만 다행히 샵과 연락이 되어서 통화를 했고, 내일 아침일찍 샵에 방문하기로 약속 잡았다.
파보장염에 감염이 되면 3~7일 정도 잠복기를 가진 뒤에 구토, 설사, 식욕부진,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열이 나서 더운지 계속 찬 바닥에 눕고 베란다로 나가려 한다.

나는 분양받은 당일 증상이 나타났으므로 100% 샵에서 감염이 된 것이다.
애견샵 담당자 분이 제리를 유독, 유난히 예뻐하셨던 분이라 파보라고 말씀드리니 내일 바로 데려와달라고.. 입원, 치료 다 해줄거고 꼭 이겨낼 수 있도록 돌봐줄거라고 나만큼 속상해하고 안절부절하시더라.
병원에서는 항구토 주사, 수액, 포도당을 처방해주면서 새끼 강아지에게 저혈당 쇼크는 치명적이라며 반드시 포도당을 2시간 간격으로 주사기로 입에 넣어주라고 했다.
하, 그렇게 현재 시간 6월 20일 오전 5시 반 ㅋㅋ 2시간 간격으로 밤새 먹여주어야 해서 나는 커피마시면서 밤을 새고 있다.
아까 4시에 줬으니까 이따 6시에 또 줘야한다.

돈이 들어도 괜찮고,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도 괜찮으니까 제발 이겨내고 살아줘, 제리야.
치료하지 않는 경우 치사율 최소 90% 이상, 치료가 이루어져도 50%
겨울은 바이러스가 강한데 비해 상대적으로 여름은 바이러스가 약해서 살 확률이 더 높다고... 샵에서 그렇게 말했다.
제발 살자 진짜 제발 이겨내 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