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결혼식 당일.
머리감고 대충 롱패딩 걸쳐입고 반쯤 감은 눈으로 오전 8시에 웨딩홀에 도착했다.
나는 홀패키지로 진행했기 때문에 메이크업부터 드레스 입는 것까지 모두 웨딩홀에서 했다.
(사람들은 이 편한걸 도대체 왜 안하는거지...??)
웨딩홀 지하 1층에서 약 한시간동안 신부 먼저 화장이랑 머리 예쁘게 해준 다음에 신랑 메이크업을 해줬다.
신랑 메이크업 하는 동안 신부는 드레스를 입었다.
신부 메이크업이 와...
웨딩촬영 때는 좀 과한 느낌이였는데 본식 메이크업은 그때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고급지고 예뻤다.
모두가 나를 예쁘다고 칭찬해주는데 솔직히 내가 봐도 내가 굉장히 예뻤다. 누구세요?
원래 긴장하는 성격도 아니라 메이크업 하는 동안에 원장님이랑 수다떨면서 하하호호 재밌게 시간을 보냈다.
그래, 내가 그날 하하호호할 수 있었던건 그 시간이 마지막이였다.
드레스를 입은 순간부터는 기뻐서 웃은 적이 한번도 없다... 그저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그 생각 뿐이였다.
허리를 씌 얼마나 쫄라맸는지 숨쉬기가 너무 힘들었다.
나 솔직히 날씬해서 드레스 그렇게 안쫄라맬 줄 알았는데 오히려 탑드레스라서 안 흘러내리려면 꽉 쫄라매야 한다더라.
사람들 오기 전에 신부대기실 안팎에서 신랑이랑 사진 겁ㅂㅂㅂㅂㅂㅂㅂ나 찍고
하객들 와서 또 사진 겁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ㅂ나 찍고
본식끝나고 또 겁ㅏㅏㅏㅏㅏㅏ나ㅏㅏㅏ 찍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숨은 못 쉬겠고
구라 안치고 본식 끝나는 순간까지 머릿속에 99%가 '벗고싶다. 벗고싶다. 벗고싶다. 벗고싶다.' 하는 생각 뿐이였다.
나머지 1%는 '실수하지 말아야지' 정도?
아빠랑 손잡고 입장하는 순간이 결국 오다니 ...
기분이 너무 묘하고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이 나올 것 같기는 개뿔 넘어지지 말아야지 아 숨쉬기 힘들어 뒤지겠다 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자꾸 인사하라는데 인사하면 갈비가 더 쪼여서 진짜 뒤질것같았다. ㅡㅡ
본식끝나고 친구들이 보내주는 사진을 보면 다 너무 예쁘고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하지만 난 내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다.
원래 무쌍인데 진짜 피곤할 때만 생기는 특유의 찐한 쌍커풀이 메이크업할 때 이미 생겨있잖아...ㅎ
그래도 무탈하게 결혼식 마치고 피로연장에서 와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열심히 인사드렸다.
밥은 도저히 목구멍으로 안 넘어가서 조금밖에 먹지 못했다.
밥을 다 먹으면 이제 정산소에 가서 계약금 외에 남은 홀대여비 + 식대를 정산한다.
우리는 신랑쪽에서 홀비 + 신랑측 식비를 냈고 우리집은 신부측 신비만 냈다.
보증인원 250명으로 계약했었는데 최종적으로 273명인가?? 270명을 조금 초과했었다.
아무튼.. 잘 마치고 잘 결혼해서 잘 살고있다.
블로그 너무 업데이트 안한 것 같애서 결혼한지 1년 4개월이 지난 시점에 본식 후기를 써본다.
그때 썼으면 지금보다 더 불만불평짜증힘듦만 썼을듯 ㄹㅇ
모두 결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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