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7 일요일, 나 프로포즈 받았다~~~
사귀는 2년내내 결혼하는거 가지고 내가 참 많이도 괴롭혔다.
우리는 언제 결혼해?
벌써 서른이야, 벌써 서른 하나야.
할 생각은 있어?
할 생각 없어보여!
프로포즈할 땐 반드시 <반클리프 앤 아펠> 알함브라 목걸이를 사오도록 해.
정장과 꽃다발은 필수야.
등등..
와...
저 거지같은 막말들을 묵묵히 참아주고 끝내 내게 프로포즈를 해준 너에게 너무 고마워..
프로포즈를 받기 며칠 전에도 너는 이미 준비를 마쳤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또 한소리를 했었지.
그리고 프로포즈를 받는 그날 그 순간에도,
너는 깜짝 놀래켜 줄 생각으로 기별도 없이 집으로 찾아왔는데 나는 게임한다고 문도 안 열어주고 나가보지도 않았지..
ㅠㅠ 그럼에도 서운한 기색없이 묵묵히 프로포즈 해줘서 고마워.
나는 그냥 너가 점심 먹으러 온 줄 알았는데 뒤돌아보니까 정장입고 대왕 꽃다발을 들고 있어서 너무 놀랐어.
무엇보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쇼핑백...!!
알함브라...!!!!!!
뭐 남들처럼 고급 레스토랑이나 비싼 호텔, 특별한 장소, 로맨틱한 이벤트 그런거 없이 그냥 집에서 받은 프로포즈였기에 너는 내가 싫어할 수도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하지만, 전혀.
나는 너가 나한테 프로포즈 해준 그 사실이 그저 너무 기뻐.
(절대 목걸이 때문은 아님)
고마워, 결혼하자고 해줘서.
아직 주변에 우리 관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마음껏 자랑도 못하는게 너무 아쉽지만,
이 쫄깃쫄깃했던 비밀연애도 이제 얼마 안 남은 것 같군.
+
근데 나 잠옷입고 씻지도 않고 있었는데 프로포즈 받으니까 조금 아쉬웠어.
다음에 비슷하게 한번 더 해줘 ㅋㅋ
화장하고 예쁜 옷 입을래 ㅋㅋ